항상 아침 7시 30분이면 창문으로 바깥은 내다본 후 오늘도 김포가는 차가 많구나 하면서, 집 뒤쪽 농로를 타고 김포대교 쪽으로 진출해서 매일 출근을 하고 있다.
어제 아침은 마침 창밖을 내다보니 차가 한 대도 안 보이길래, "이게 어쩐 일이냐. 재수!"를 외치면서 집을 나섰는데, 평소 같으면 한두 대 지나다닐가 말까하는 아파트 앞 진입도로에 차들이 차산차해를 이루고 있었다.
이상하네 생각하면서, 교통정리를 하던 경찰차가 내가 지나가자 뭐라고 떠드는데도 무시하고서, "굴포천 방수로"쪽 도로로 갔는데, 역시나 방수로 공사장이 범람을 했는 지 인천공항철도 다리 밑이 물이 가득차 침수가 되어 경찰이 교통통제를 하고 있었다.
라디오를 들어보니 김포공항쪽 가는 도로는 대부분 침수가 되어 교통통제를 하고 있다니, 도대체 얼마나 침수가 되었는 지 짐작하기도 어려웠다.
여하튼 고속도로는 침수가 되겠느냐고 생각하면서 고속도로를 향했는데, 계양IC에 도달하기까지 걸린 시간이 총 2시간 30분... 그사이 경찰의 지시하에 진입했던 농로가 끝부분이 물에 잠겨서 300 m 가량을 후진으로 되짚어 나오기도 했다(차 운전할 때 후진하는 것을 제일 싫어함). 룸미러하고 리어뷰미러 둘 다 제대로 보이지를 않아서 운전석 문을 열고 후진함. 출장가서 제방 탈 때는 이러고 많이 다녔는데, 비가 오니 별로더만. ㅠㅠ
고속도로에 진입한 것은 좋았지만, 이미 연료경고등이 켜진 지 이미 두 시간... 집 근처의 유일한 LPG 충전소로 가는 길이 침수로 막혀 가지를 못 했기 때문에 항상 달리듯이 시속 170 km는 엄두도 못 내고 언제 차가 설까 불안에 떨면서 시속 70 km로 달렸다. 김포대교에서 문산쪽으로 진입 못하고 행주대교 부근에 있는 LPG 충전소를 향했는데, 충전소에 도착한 시간이 10시... 결국 회사에 도착한 시간은... 말할 수 없다. ㅠㅠ
차에서 내리니 왼쪽 발바닥이 너무 아파서 걷기 조차 힘듬...
예기치 않은 집중 호우를 당하면 원래 방어하기가 힘들긴 한데, 굴포천 방수로의 성능이 의심스러운 하루였다. 정발산역이 침수되었다는 것은 어차피 "일상다반사"라 신경도 안 쓰인다. 집에 못 갈까 걱정스러웠는데, 밤 중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물이 다 빠쪄서 별 문제가 없었다. 그래도 오늘 아침은 신경이 쓰여서 일찍 출발했더니, 7시 40분에 회사에 도착했다.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무 부지런한 것 같음.